시흔주윤이네집
667일째(2004년 11월 12일 금요일 ......T.T)
_ 해열제를 먹여놓고도 걱정스러워 물수건을 미지근하게 해서 이마에 올려주었더니

이녀석 꼼짝않고 바로 누워있다. 물수건 신경쓰느라 뒤척이지도 못하는 모습이 안스러워

얼른 물수건을 거둬주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해열제로 곧 열은 내리고...



울 시흔이...그동안 참 착하게 지냈다.

떼도  안부리고 엄마한테 야단맞으면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할줄알고..

심부름도 잘하고 혼자서도 잘놀고 정리도 잘하고...

엄마는 이렇게 착한 시흔일 늘 엄마의 틀에 맞추기위해 더 잘해줬음...하고 바랬던것 같다.

22개월...이 어린 녀석을...



막상 시흔이가 아프면서...

하루종일 아프다 울고 징징거리고 포대기로 업어달라 보채고...

엄마 쭈쭈를 아플때까지 만지면서 잠들어야하고...

원하는걸 해주지않을땐 떼부터 부리고 울음부터 울고...

혼자서 잘 놀지도 않고...밥도 안먹고...못먹고...

엄말 속상하게 하는 일들이 아픈것 말고도...여럿 생기기 시작하니..

엄마는 도통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아프다고 마냥 안아주기도 그렇고...그렇다고 아픈녀석 혼내기도 그렇고..



돌아서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안스러움에 시흔이와 같이 울게된다.

아빠가...왜 시흔이와 똑같은 마눌이라...했는지 알것같다.



우리 시흔이...빨리 나았음 좋겠다.

코막힘에 기침에 잠도 설치고...안아주거나 업어야 겨우 잠시라도 잠드는...

기침하느라 겨우 몇숟갈 먹은 밥 다 토해내기 일쑤고..

심한기침에 부르르 떨며 몸서리 칠땐....너무 안스럽다.



'엄마 아빠 늦어~' '아빠힘내세요 시흔이가 있잖아요~' 를 하루종일 들으려하고 부르고..

빼빼로 하나 손에들고 '시흔이 안먹어, 아빠 드릴꺼야' 하는 기특한 녀석.

엄마품에 안겨 눈물과 콧물이 맺혀 겨우 쌔근거리며 잠이들었다.



마음이 참...아픈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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