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바람이 차가워져.. 며칠째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다.
겨울맞이 준비를 해야하는데.. 나가는게 점점 싫어진다.
늘 나가고 싶어하던 시흔이도 '내일은 따뜻할까? 오늘 추우니까 집에있고 내일갈까요?' 라며 미루고...
주윤이 녀석도 현관께에서 나가자며 보채질 않는다...
시금치나물... 그 한젓가락 주윤이한테 주질 않다가 온통 참기름섞인 나물그릇을 뒤엎어 내의에 누렇게 물을 들여놨다.
왜 한번씩 심통이 나는지... 뭐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럴때면 씁쓸하니 맘이 아프다.
시흔이도.. 막상 심통 부려놓고 서럽게 울음을 울고...
결국엔 사랑하는 가족임을 다시 한번 부둥켜 안으며 깨닫게 되는 순간...
이러면서 커가겠지.. 그렇게 믿고 싶다..
'일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요. 시흔이가 심심해하면 시흔이랑 먼저 놀아주세요...'
우리딸.. 이게 서운했는지.. 가슴속에 맺혔던 말을 안겨 울면서 한다...
그저.. 엄마 일할때면 혼자 잘놀아줘서 아주 당연하다 생각해왔는데.. 아뿔싸.. 시흔인 서운했구나..
상처가 되었구나.. 싶으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
'그래...정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아니면.. 우리딸하고 놀아주는걸 먼저로 할께.. 많이 서운했니?'
끄덕끄덕....'네~'
'또 다른건? 얘기 하고 싶은거 없어? 엄마가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싶은거...'
'없어요'
시흔이가 말해줘서 고맙고.. 말해준만큼.. 더 신경써서 시흔이와 놀아줘야지..
며칠 표나지 않는 집안일 하느라 우리딸.. 심심하게 했구나..
책을 가리키며 묻는 주윤이에게 엄마가 하듯 알려주고 덧붙여 이런저런 설명까지 하는딸..
영락없는 누나노릇을 해내고 있건만.. 가끔 부리는 심통.. 이해해야겠지?
사랑한다.. 엄마 예쁜딸..
주윤이 곁에 누워 재우면서 우리 딸 손잡아보니.. 오늘따라 왜이리 가늘게 느껴지는지...
가늘고 약한손.. 놓지않으마.. 혼자 설때까진... 사랑해...